[현장 카메라]낭만에서 골칫거리로…가을마다 낙엽 몸살

2021-11-15 2



도심의 키 큰 가로수들이 마지막으로 낙엽을 떨어뜨리는 늦가을의 절정입니다.

낭만적인 장면이지만, 이 낙엽을 치우고 처리하는 일로 지자체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.

어떤 문제가 있는지, 현장카메라, 정다은 기자가 알아봤습니다.

[리포트]
"매년 가을마다 엄청난 양의 낙엽이 떨어지는데, 수거도 문제지만 처리가 더 골치라고 합니다. 이 낙엽들은 어디로 가게 되는 건지, 현장으로 갑니다."

가로수들이 늘어선 거리에서 낙엽 수거 작업이 한창입니다.

[현장음]
"가을이 제일 힘든 것 같아요.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고…"

새벽 5시 반부터 시작된 작업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습니다.

이렇게 수거된 낙엽은 보통 매립이나 소각을 통해 처리되는데, 수도권의 경우 지난해부터 매립지가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지자체들은 민간에서 운영하는 소각장을 찾고 있습니다.

낙엽 1톤을 소각 처리할 경우 20만 원 정도, 500톤 정도를 소각하면 1억 정도의 돈이 듭니다.

그러다보니 낙엽을 재활용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올랐습니다.

지자체에서 수거한 낙엽을 농가로 보내면, 농민들은 이 낙엽들을 퇴비로 만들어 농사에 활용하도록 하는 겁니다.

[낙엽퇴비 활용 농민 / 강원 홍천군]
"화학비료만 쓰다보니 땅이 망가지잖아요. 그런데 이걸 계속 몇 년 동안 갖다놓으면 땅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."

[정해용 / 서울 송파구 자원순환과 팀장]
"저희가 지금 약 640톤 정도를 처리하는데 (재활용할 경우엔) 1억 정도의 예산이 절감되는 부분이 있습니다."

그런데 낙엽들 속에 함께 수거된 일반쓰레기들이 섞여 있다 보니, 쓰레기를 분류해 내는데 비용과 시간이 듭니다.

[김시원 / 환경공무관]
"커피 마시고 버린 거, 음료수병, 캔 그다음에 담배꽁초 이런 게 제일 많습니다. 병 제품들이 이 속에 있다 보면 깨지는 경우가
있어요."

[현장음]
"100리터 짜리인데, 무난하게 저희가 (쓰레기 분리작업을) 했을 때 하루 10개 정도는 그냥 나오는 것 같습니다."

도심 속 매연에 노출돼 있던 낙엽을 퇴비로 재활용할 경우 오히려 농산물에 해가 되지 않을까,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.

[지자체 관계자]
"농가에도 보내려고 했는데 농가에서도 거리에서 유해물질, 중금속에 많이 노출되다 보니까 쓰기를 꺼리는 것 같더라고요."

전문적인 시설을 갖춰 낙엽을 양질의 퇴비로 만들겠다는 업체들도 있지만, 현행법상 제약이 많습니다.

[낙엽 수거업체 관계자]
"낙엽을 재활용하기 위해선 폐기물과 똑같은 잣대, 법 기준으로 설비나 공장을 짓고 하라는 거예요. 차리려고 해도 못 차리고 있는 거죠."

가을철 '천덕꾸러기'로 전락한 낙엽.

정부가 나서 낙엽 처리에 대한 보다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.

현장카메라 정다은입니다.

PD : 김남준 장동하


정다은 기자 dec@donga.com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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